가족 없이 세상을 떠나는 분들이 늘고 있습니다. 혼자 남겨진 노인, 관계가 끊어진 가정, 연락이 닿지 않는 가족. 이분들의 마지막을 국가와 지방자치단체가 대신 돌보는 제도가 공영장례입니다.
보건복지부 e하늘장사정보시스템 자료에 따르면 전국 무연고 사망자 장례는 2021년 3,603건에서 2022년 4,842건, 2023년 5,415건으로 해마다 늘었습니다. 서울만 해도 같은 기간 814명에서 1,214명으로 증가했습니다.
공영장례, 지금은 어디까지 왔나
2023년 9월 장사 등에 관한 법률이 개정되면서 지자체의 공영장례 의무가 생겼습니다. 2024년 1월 기준으로 15개 시도(88.2%)와 177개 시군구(78.3%)가 관련 조례를 제정했습니다. 예산도 2023년 기준 시도 34억 원, 시군구 43.7억 원 규모로 확대됐습니다.
보건복지부가 배포한 표준조례에는 빈소 설치, 제물상 차림, 조문, 헌화 비용을 지원 내용에 명시했습니다. 단순한 시신 처리가 아니라 최소한의 존엄을 보장하겠다는 취지입니다.
빈소를 차려도 찾아오는 사람이 없다
무연고 사망의 특성상 아이러니한 현실이 있습니다. 빈소를 마련해도 조문을 오는 분이 거의 없습니다. 평생 사회적으로 고립된 채 살아온 분들이기 때문입니다. 빈소가 있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지만, 실제로는 텅 빈 공간이 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렇다면 빈소는 왜 마련하는 것일까요. 그것은 고인에 대한 형식적인 예우이기도 하지만, 가끔 나타나는 지인이나 종교단체, 봉사단체가 짧게나마 조문할 수 있는 기회를 열어두기 위해서입니다.
지자체별로 다른 추모 방식
이 문제를 현장에서 먼저 풀어온 곳이 서울시입니다. 서울시는 2015년부터 비영리 민간단체 나눔과나눔과 협력해 공영장례 지원 사업 ‘그리다’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무연고 또는 저소득 사망자가 발생하면 통합 상담 콜센터(1668-3412)를 통해 접수하고, 시립병원 장례식장 5곳과 사설 장례식장 2곳에서 빈소를 차린 뒤 종교단체·봉사단체·지인이 조문할 수 있도록 합니다.
다른 지자체에서도 비슷한 시도가 있습니다.
- 부산시: 영락공원 내 제단과 조화를 마련해 조문 공간을 제공합니다.
- 창원시: 무연고 사망자 전용 분향소를 설치하고 위패와 추도사까지 지원합니다.
- 천안시: 고인과 인연이 있었던 사람을 ‘애도주관자'(명예상주)로 지정해 장례에 참여하도록 하는 방식을 운영합니다.
조문객이 없더라도 형식을 갖추고, 누군가 오고 싶다면 올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 여기까지 온 지자체가 있는 반면, 아직 약 50개 지자체는 조례조차 제정하지 않은 상태입니다.
예산이 너무 작다
공영장례에 책정되는 지원금 수준도 현실과 거리가 있습니다. 일반적인 무빈소 장례(빈소 없이 화장·봉안만 처리)도 실비로 200만~300만 원이 드는데, 부산의 경우 무연고 공영장례 1인 지원액이 160만 원 수준입니다. 표준 비용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으로 빈소, 종교 의식, 헌화까지 포함한 장례를 치르려면 구조적으로 한계가 있습니다.
이 부족분을 민간단체 자부담이나 후원으로 메우는 곳도 있지만, 전국적으로 지속 가능한 방식이 되려면 지원 단가 자체를 현실화하는 논의가 필요합니다.
※ 무연고 공영장례는 지자체가 직접 운영하는 제도입니다. 장례업체가 관여할 수 없는 구조로 운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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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적인 개선 방향
정부도 변화를 추진 중입니다. 제3차 장사시설 수급 종합계획(2023~2027)은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 지원율을 2021년 42%에서 2027년 70%로 높이는 목표를 세웠습니다. 장례주관자 범위도 장기적·지속적인 친분관계를 맺은 사람으로 확대하는 방향을 담았습니다.
- 지원 단가 현실화: 무빈소 장례 실비(200~300만 원)를 기준으로 지원액을 재검토해야 합니다.
- 최소 추모 기준 명시: 빈소, 헌화, 종교 의식 반영 여부를 조례에 구체적으로 담아야 합니다.
- 지자체별 지원 범위 공개: 어느 지역에서 어떤 수준의 장례가 이뤄지는지 시민이 확인할 수 있어야 합니다.
- 민관 협력 모델 확산: 서울 나눔과나눔, 의왕시 돌봄연대처럼 민간단체가 추모 의식을 담당하고 지자체가 행정·재정을 지원하는 구조가 전국으로 번질 필요가 있습니다.
- 장례주관자 범위 확대 적용: 법 개정 방향에 맞춰 지역 조례도 친분인이 장례를 맡을 수 있도록 정비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공영장례는 비용이 없어서 어쩔 수 없이가 아니라 마지막까지 사람답게를 보장하는 제도여야 합니다. 빈소를 차려도 아무도 오지 않는 현실이 있더라도, 그 자리를 마련하는 것 자체가 고인에 대한 최소한의 예우입니다. 조례 제정 비율이 높아진 지금, 다음 단계는 내용을 채우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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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 출처
- 보건복지부 — 무연고 사망자 공영장례 표준조례(안) 배포 — 수집일: 2026-04-10
- 서울신문 — 무연고 사망자 증가에 공영 장례비용 눈덩이 — 수집일: 2026-04-10
- 보건복지부 — 제3차 장사시설 수급 종합계획(2023~2027) — 수집일: 2026-04-10
- 서울Pn — 경기 의왕시, 무연고 사망자 공영 장례 지원 업무 협약 — 수집일: 2026-04-10
- 서울시 — 공영장례 지원 사업 그리다 (나눔과나눔, 1668-3412) — 수집일: 2026-0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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