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례식장 일회용품 문제는 왜 다시 이야기되고 있을까
장례식장은 짧은 시간 안에 많은 조문객을 맞이해야 하는 공간입니다. 음식을 빠르게 준비하고 치워야 하다 보니 일회용 식기 사용이 오랫동안 당연한 것처럼 여겨져 왔습니다.
저 역시 장례 현장에서 설거지를 하며 일을 배웠습니다. 예전에는 가족이나 접객실 관리사가 직접 설거지를 하면서 조문객을 맞이하는 경우가 많았고, 그만큼 접객 업무가 고된 일이었습니다. 그러다가 일회용품을 사용하기 시작하면서 현장은 분명히 편해졌습니다.
하지만 접객 방식 자체도 많이 달라졌습니다. 예전에는 조카나 친지들이 접객을 맡는 일이 많았고, 손님들도 접객을 받는다는 개념보다는 조문을 하면서 함께 식사를 한다는 분위기가 더 강했습니다. 요즘은 상조회사 등에서 접객 관리사가 배치되면서 접객을 받는다는 개념이 강해졌고, 테이블을 바로바로 치우고 다시 차려야 하다 보니 일회용기 사용이 훨씬 보편화됐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환경 문제와 정책 변화 때문에 다시 방향이 바뀌고 있습니다. 서울시가 2025년에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 장례식장에서 한 해 배출되는 일회용품 쓰레기는 약 3억7000만 개 수준으로 소개됩니다. 2인 상만 차려도 20개의 일회용품이 한 번 쓰고 버려진다고 합니다. 서울시 자료
일회용품이 늘어난 데에는 분명한 이유가 있었습니다
장례식장 일회용품 사용은 단순히 편해서만 늘어난 것이 아닙니다. 조문객이 한꺼번에 몰리는 시간대에는 그릇을 바로 치우고 다시 차리는 속도가 중요합니다. 접객실 인력이 충분하지 않은 곳에서는 설거지와 접객을 동시에 감당하기가 매우 어렵습니다.
회사에서 보내주는 일회용기가 있는데, 그 물량을 사용하지 못하게 하는 것도 현장에서는 부담이 됩니다. 공급 구조 자체가 일회용품 사용을 전제로 굴러가고 있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일회용품을 줄이자는 방향이 맞더라도, 현장에서는 한 번에 바꾸기 어렵다는 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럼에도 정부 정책이 바뀌고 있다면, 회사에서 일회용품을 보내는 방식도 앞으로는 점차 줄여나갈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현장도 바뀌어야 하고, 공급 구조도 함께 바뀌어야 실제 변화가 가능합니다.
규제와 정책은 오래전부터 시작됐습니다
장례식장 일회용품 문제는 최근 갑자기 등장한 주제가 아닙니다. 환경부는 2014년 보도자료에서 경조사 손님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경우 1회용품 사용을 제한한다고 밝혔습니다.
다만 상례는 예외가 있었습니다. 객실 안에 고정된 조리시설과 세척시설을 모두 갖춘 장례식장에만 1회용품 억제를 적용한 것입니다. 당시 전국 1040여 개 장례식장 가운데 많게는 140개 안팎만 해당될 것으로 전망됐습니다.
이 기준만 봐도 왜 현장에서 쉽게 바뀌지 못했는지 알 수 있습니다. 장례식장에서는 조문객 수를 예측하기 어렵고, 음식 회전 속도가 빠르며, 세척과 위생을 동시에 안정적으로 관리해야 하기 때문입니다. 당시 국민 인식조사에서도 반대 이유 중 상당수는 조리·세척시설 미비에 따른 위생 우려였습니다.
같은 해 환경부는 후속 협약을 통해 대형 장례식장과 함께 1회용품 사용 줄이기와 재활용 촉진을 추진했습니다. 법만으로 한 번에 바꾸기 어렵기 때문에, 현실 가능한 방식부터 넓혀간 셈입니다.
다회용기 전환이 어렵다면 이유는 분명합니다
다회용기를 사용하는 장례식장들이 이미 많아지고 있지만, 손님이 많이 몰리는 시간대에 그릇을 바로바로 제공하지 못하는 문제는 아직 개선이 필요합니다. 현장에서는 이 부분이 상주와 조문객 모두에게 체감되는 불편이 되기 쉽습니다.
지금의 다회용기 시스템은 사용한 그릇이 어느 정도 모이면 회수해 가서 설거지를 한 후 다시 빈 그릇을 채워주는 방식입니다. 설거지는 자동세척기를 사용하겠지만, 가끔 완벽하지 않은 세척 상태가 보이는 것도 더 개선해야 할 부분이라고 봅니다.
- 조문객이 몰리는 시간대에 그릇 공급 속도가 늦어질 수 있습니다.
- 세척 동선과 보관 공간이 부족하면 운영이 흔들릴 수 있습니다.
- 위생 기준은 높아지고 있지만 현장 체감 신뢰는 아직 더 쌓여야 합니다.
- 공급 업체, 회수 시스템, 장례식장 운영 방식이 함께 맞물려야 안정적으로 굴러갑니다.
그래도 방향은 일회용품 감축으로 가고 있습니다
변화의 흐름은 분명합니다. 환경부는 2020년 충남도·장례업계와 자발적 협약을 체결했고, 2023년 탄소중립 실천 계획에서는 영화관과 함께 장례식장을 다회용기 확산의 주요 현장으로 언급했습니다.
서울시는 2023년부터 장례식장 다회용기 도입을 확대했고, 2025년 9월까지 489톤의 일회용품 감축 효과를 냈다고 밝혔습니다. 당시 서울 시내 시립병원 3곳과 삼성서울병원 등 총 4곳이 참여했고, 만족도 조사에서는 “일회용품이 아니어서 더 정성스럽게 느껴졌다”는 반응도 확인됐습니다. 세척 후 미생물 검사 기준을 민간 통용 수준보다 10배 높게 관리한다고 설명한 점도 눈에 띕니다. 서울시 자료
2026년에는 변화가 한 걸음 더 나아갔습니다. 서울시는 4월 1일부터 연세대학교 신촌장례식장 특실 2개소에 다회용기를 도입한다고 밝혔고, 전남 화순군은 2026년 4월 1일부터 화순고려병원장례식장에서 ‘일회용품 없는 장례식장’ 시범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유가족 입장에서는 불편할 수 있지만 빠른 정착이 필요합니다
유가족 입장에서는 당연히 조금 힘들 수 있습니다. 장례는 짧은 시간 안에 많은 결정을 내려야 하는 일이고, 접객 흐름이 끊기면 더 예민하게 느껴지기 때문입니다.
그럼에도 환경을 생각한다면 다회용기 장례문화는 더 빨리 자리 잡을 필요가 있다고 봅니다. 다만 그 정착은 단순히 “일회용품을 쓰지 마라”가 아니라, 현장이 버틸 수 있는 방식으로 만들어져야 합니다.
| 확인 포인트 | 왜 중요한가 |
|---|---|
| 다회용기 사용 여부 | 장례식장의 친환경 운영 방향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
| 세척·살균 체계 | 위생 우려를 줄이는 가장 핵심적인 기준입니다. |
| 피크 시간 대응 | 손님이 몰리는 시간대에도 그릇 공급이 가능한지가 중요합니다. |
| 추가 비용과 운영 안정성 | 친환경이라는 이름으로 비용과 불편이 과도하게 늘지 않아야 합니다. |
결국 중요한 것은 겉으로 친환경 문구를 붙였는지가 아니라, 상주와 조문객이 불편하지 않으면서도 위생적으로 운영할 수 있는 체계를 실제로 갖췄는가입니다.
마을장의사가 보는 현실적인 방향
장례식장 일회용품 문제는 앞으로 더 자주 논의될 가능성이 큽니다. 그렇다고 해서 모든 장례식장이 한 번에 같은 속도로 바뀌지는 않을 것입니다.
현실적으로는 공설 장례식장, 대형 병원 장례식장, 지자체 지원 사업부터 다회용기 전환이 먼저 넓어지고, 이후 민간 장례식장으로 단계적으로 확산되는 흐름이 더 자연스럽습니다. 위생과 운영이 검증된 모델이 쌓여야 상주들의 불안도 줄어들 수 있습니다.
장례는 형식만 바꾸면 되는 일이 아닙니다. 상을 차리는 방식 하나도 결국은 고인을 어떻게 모실 것인가, 가족에게 어떤 부담을 줄 것인가와 연결됩니다. 그래서 친환경 장례문화도 이상적인 구호보다 현실적인 운영 설계가 먼저라고 생각합니다.
마을장의사는 장례의 형식보다도 가족이 실제로 감당할 수 있는 방식, 그리고 고인을 무리 없이 모실 수 있는 방향을 더 중요하게 봅니다. 장례식장 선택, 무빈소 장례, 자택장, 장례 비용 구조처럼 작은 결정 하나도 실제 현장에서는 큰 차이를 만들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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