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과 장례 이야기를 꺼내려면 말이 조심스러워집니다. 부모님께 여쭤보자니 마음을 불편하게 해드릴까 걱정되고, 본인의 생각을 자녀에게 전하려 해도 괜한 걱정을 시키는 것은 아닐까 망설일 수 있지요.
그렇다고 꼭 몸이 아파진 뒤에야 나눌 이야기일까요? 건강하고 일상에 여유가 있을 때, 내가 바라는 점을 조금 생각해보고 가족과 천천히 이야기해보는 것도 좋겠습니다.
이미 치료 중이시라면 몸과 마음의 상태를 먼저 살피시면 됩니다. 건강할 때만 가능한 일도, 지금 반드시 해야 할 일도 아닙니다.
지금 장례를 결정하거나 무엇을 계약하자는 뜻은 아닙니다. 서로 어떤 생각을 하고 있는지 알아보는 정도로 시작하면 어떨까요?
장례를 정해놓기보다, 서로의 생각을 알아보는 시간
본인이 먼저 자녀들과 이야기할 시간을 마련할 수도 있습니다. 마음속에 생각해둔 것이 있다면 이렇게 말을 꺼내보셔도 좋겠습니다.
“내 장례에 대해 생각해둔 게 조금 있어. 지금 무엇을 정하자는 건 아니고, 내 생각을 너희와 나누고 싶구나.”
원하는 장례 모습뿐 아니라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도 함께 전하면 좋겠습니다. 가족끼리 조용히 인사를 나누고 싶은 것인지, 오래 알고 지낸 분들께도 소식을 전했으면 하는 것인지 말입니다.
자녀도 놀라거나 말문이 막힐 수 있습니다. 바로 답을 듣거나 약속을 받으려 하기보다는, 생각할 시간을 주셔도 괜찮습니다.
자녀가 없는 분이라면 배우자나 형제자매 등 믿고 이야기할 수 있는 분과 나누셔도 됩니다. 누구와 이야기할지는 본인이 편한 관계를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가족이 알아두면 좋을 뜻은 무엇일까요?
반대로 자녀가 부모님의 뜻을 먼저 여쭙고 싶을 수도 있겠지요. 자녀가 생각한 방식을 권하기에 앞서, 부모님께서 이야기하실 마음이 있으신지 살펴보면 좋겠습니다.
“혹시 장례에 대해 생각해두신 것이 있으세요? 괜찮으실 때 말씀해주시면 저희가 알아두고 싶어요.”
처음부터 많은 것을 묻기보다는 편하게 말씀하실 수 있는 한 가지부터 들어보세요. 지키고 싶은 종교 의례가 있는지, 꼭 소식을 전하고 싶은 분은 누구인지, 하지 않았으면 하는 것은 무엇인지 정도입니다.
“간소하게 해줘”라는 말씀도 조금 더 들어볼 필요가 있습니다. 가까운 분들만 모시기를 바라시는 것인지, 비용을 크게 쓰지 않기를 바라시는 것인지, 복잡한 의식을 원하지 않으시는 것인지 뜻이 다를 수 있으니까요.
“어떤 부분을 간소하게 했으면 좋으세요?” 하고 여쭤보면 처음 말씀만으로 짐작하는 것보다 뜻을 구체적으로 들어볼 수 있겠습니다.
규모나 비용, 나중에 모실 곳도 관심이 있으시면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다만 첫 대화에서 모든 항목을 정할 필요는 없습니다. 아직 생각해보지 않으셨다는 말씀도 그대로 받아들이면 좋겠습니다.
한 번에 결론을 내리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본인의 바람과 가족의 생각이 다를 수도 있습니다. 조용히 치르고 싶은 마음도 있고, 인연을 나누신 분들께 인사할 자리가 필요하다는 생각도 있을 수 있지요.
그 자리에서 어느 쪽이 맞는지 결론을 내기보다, 왜 그렇게 생각하는지 먼저 들어보면 어떨까요? 바라는 점과 실제 가족의 여건도 차근차근 함께 살펴볼 수 있습니다.
이야기가 불편해지면 잠시 멈추셔도 됩니다. “아직 잘 모르겠어요”라는 말에 답을 더 재촉하지 않아도 됩니다. 지금까지 이런 대화를 하지 못했다고 해서 늦었다고 여기실 필요도 없습니다.
잘 모르는 부분은 물어보며 정리해도 좋겠습니다
생각은 있어도 어떤 방법이 있는지 몰라 이야기를 이어가기 어려울 때가 있겠습니다. 그럴 때는 본인이나 가족이 장례 전문가에게 궁금한 점을 물어보는 방법도 있습니다.
“아직 구체적으로 정한 건 없는데요. 생각하는 장례 방식이 가능한지, 무엇부터 알아보면 될지 여쭤보고 싶습니다.”
원하는 의례를 진행할 수 있는지, 비용에는 무엇이 포함되고 무엇을 별도로 확인해야 하는지 등을 알아보는 것입니다. 상담에서 들은 내용을 가지고 가족과 다시 이야기를 나눠도 좋겠습니다.
가족과 이야기하기 전에 궁금한 점부터 물으셔도 됩니다. 상담은 필요할 때 선택하는 방법이지, 모든 가족이 거쳐야 하는 절차는 아닙니다.
아직 생각이 정리되지 않으셨더라도 괜찮습니다. 장례 준비에 궁금한 점이 있으시면 마을장의사 1877-1852로 편하게 전화해 주세요. 가족의 상황과 바라는 점부터 함께 이야기 나누겠습니다.
나눈 마음을 조금 남겨두는 것도 방법입니다
본인이 원하시면 이야기한 내용을 짧게 적어두셔도 좋겠습니다. 지금 바라는 것과 아직 생각 중인 것을 구분하고, 적은 날짜를 함께 남기는 정도입니다.
가족이 대신 적었다면 본인의 뜻과 맞는지 다시 여쭤보세요. 생각이 바뀌면 고쳐 적고, 누구에게 알려둘지도 함께 정하면 좋겠습니다. 연락처나 사적인 가족 이야기를 공개 댓글에 남기실 필요는 없습니다.
참고할 자료도 있습니다. 한국장례문화진흥원의 ‘이별준비노트’는 원하는 장례 방법과 절차를 직접 적고 가족과 논의해보도록 안내합니다.
해외에서는 어떻게 안내할까요? 영국 Hospice UK의 장례 준비 안내에서는 자신의 바람을 가족이나 가까운 사람과 나누고, 생각이 달라지면 다시 알려두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영국의 안내를 우리나라의 정해진 예절로 받아들일 필요는 없습니다. 마음을 전하고, 달라진 생각도 다시 나눌 수 있다는 점을 참고하면 좋겠습니다.
가족과 장례 이야기를 미리 나눠봐도 괜찮을까요?
서로 이야기할 마음이 드는 때라면, 한 가지씩 나눠보셔도 좋겠습니다. 준비를 끝내려 하기보다 내가 바라는 점을 전하고 가족의 생각을 들어보는 시간으로 말입니다.
참고 자료
한국장례문화진흥원 — 이별준비노트
Hospice UK — How to plan your own funera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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